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등산이야기

일출산행-지리산 청왕봉-16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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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자 허종 댓글 0건 조회 238회 작성일 16-01-11 17:30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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제야의 종소리를 들으며 집을 나서다.

해마다 듣는 종소리지만 어째 오늘은 세월이 빨리 지나가는 것 같다.

새벽 3시 10분, 지리산 국립공원 입구에는 “2016년 안전의 시작은 해맞이 산행부터!” 라는
안내판 앞에서 산행 준비하는 모습이다.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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같은 표지판으로 하산 후 찍은 것과 대조가 된다.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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산행시작 40분 정도 되었을까?
공해 없는 새벽 산속의 하늘엔 맑고 깨끗한 달이 서쪽을 향하고 힘든
돌계단을 어렵사리 오른다.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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칼 바위를 지나 출렁다리를 건너면 넓은 공간이 나온다.
여기서 왼쪽 길로 가면 장터목 대피소이고 나는 오른쪽 급경사의 오르막 길을
가쁜 숨소리와 함께 무거운 발걸음을 옮긴다.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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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산 길에서 찍은 칼바위 바로 위에 있는 출렁다리다.

개울 건너 넓은 공간에는 많은 사람들이 쉬고 있다.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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왼쪽 끝에 보이는 두 분은 장터목에서 하산하는 길이고 오른쪽 맨 위에 앉아 쉬시는
두 분은 법계사-천왕봉으로 가시는 분들이다.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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천왕봉 4.1km, 법계사 2.1km, 출발지 중산리는 1.3km 이다.

새벽에 올랐던 곳인데 어두워서 사진을 못 찍고 하산 길에 촬영한 것이다.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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8 한 시간 조금 넘게 올라온 곳이다.

깜깜한 밤이라 옆으로 눈길을 돌릴 필요도 없다.

그냥 묵묵히 코가 닿을듯한 가파른 경사길 돌계단을 참고 올라야 한다.

올라야 할 천왕봉 까지는 3km 나 남았다.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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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5여년 전에 집사람하고 지금과 똑 같은 코스의 천왕봉 일출 산행을 한적이 있었다.

그땐 너무 춥고 무서웠고, 배도 아파서 죽기 살기로 올라와 멈춘 곳이 지금 보는

새벽 4시 30분의 로타리 대피소 모습이다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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로타리 대피소 바로 위에 있는 법계사 일주문이다.

법계사는 하늘아래 제일 높은 곳에 있는 사찰이다.

설악산의 봉정암 보다 더 높은 고도 1700 가까이 있다.

알록달록한 등불이 줄에 매여 늘어 놓았는데 그 모습이 천국 같다.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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법계사 일주문 앞에서 인증샷이다.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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법계사에서 천왕봉까지는 그냥 벽을 오르는 것 같은 급경사 길이다.

위험한 바위길에는 로프가 설치되어 있고, 돌계단과 철게단이 없다면

오를 수 없을 만큼 가파른 오르막이다.

천왕봉 300미터 아래에 있는 천왕샘으로 남강의 발원지이기도 하다.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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천왕샘에서 바라본 일출 직전의 광경이다.

주위가 아직은 어두워 사진에는 잘 나타나지 않지만 육안으로 보면 신비스러운

풍광을 느낄 수 있다. 마치 바다 같은 산군들, 그리고 그 산군들이 뿜어 내는

냉기에 예술품같이 어우러진 상고대, 산군의 지평선 끝 부분에서는 새로운

역사를 잉태하는 마지막 힘겨운 작업이 화룡정점을 이룬다.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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천왕샘에서 천왕봉까지 300m 마지막 오르막 철계단 이다.

벌써 천왕봉에는 많은 사람들이 일출을 기다리고 있다.

다리는 쇳덩어리를 매단 듯 천근이 넘고, 10여 미터를 못 가서 멈추기를 반복하는

마지막 고통의 계단이다.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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병신년 새해 아침 7시 31분, 이제 새로운 해가 서서히 떠 오르고 있다.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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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나는 소원을 빌지 않는다.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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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미 올라오는 네 시간여, 수도 없이 그리고 간곡히 마음속으로

우리 조합의 추진 사업만이 잘 되기를 빌고 빌었기 때문이다.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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옆 사람들은 두 손을 모아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진지한 기도를 올린다.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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천왕봉에서 일출을 기다리던 관객들의 환호가 터진다.

“감사합니다” “우리 아들 잘되게 해 주십시오” “건강한 한 해가 되게 해 주십시오”

여기 저기서 웃음소리, 감격의 함성이 적어도 지금 이 순간만은 천하의 행복을

다 거머쥔 듯 행복 한다.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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모이신 분들이 수백 명은 넘는 것 같다.

이제 해가 비추는 밝은 빛이 천왕봉 정상까지 퍼진다.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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새해가 솟구치는 순간 나는 감격의 눈물을 흘린다.

그리고 나도 모르게 “하느님! 어떻게 이런 장관을 연출 하실 수 있습니까?”

절규에 가까운 탄성이 절로 나온다.



그리고 “하느님! 제가 이런 장관을 볼 수 있게 해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”

이 두 마디 밖엔 아무 말도 못했다.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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자연은 참 위대하다.

금방 솟아 오르는 새해 일출을 보는 내 뒤에는 서쪽으로 넘어가려는 달이 보인다.

가는 해와 오는 해를 한꺼번에 감상 하는 듯 하다.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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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제 하산한다.

천왕봉에서 장터목으로 내려가는 장면인데 지리산 주능선 길이 한눈에 들어온다.

멀리 오른쪽 제일 높은 봉우리가 반야봉이다.

천왕봉과 반야봉이 음양으로 회자되며 거대한 “어머니의 산” 이라 불리 운다.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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더 멀리 당기면 왼쪽이 남 덕유산 오른쪽 제일 높은 봉우리가

덕유산 향적봉으로 덕유산 주능선이 동서로 누어 자태를 뽐낸다.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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여기는 통천문 – 위에서 내려오면 좁은 계곡의 터널이 있고

그 터널을 통해 아래로 내려 온다.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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원래는 장터목에서 천왕봉 오르는 마지막 위험지역인데 하늘과 땅을

가른다는 뜻으로 통천문이라 한다. 여기를 통해야 하늘로 갈 수 있다는 “통천문” 이다.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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8시 조금 지났는데 제석단에서 바라본 조금 전의 천왕봉에는 그 많던

등산객들은 다 내려가고 지금은 사람들이 뵈지 않는다.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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살아 천년, 죽어 천년 이라는 제석단 주변의 구상나무….

지금은 죽어서 천 년을 살고 있는 중이다.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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장터목 대피소의 아침 9시 모습이다.

사람들은 버너를 켜고 컵라면, 떡 라면을 끓여 먹는다.

나는 떡 두 덩어리로 한 개는 올라갈 때 새벽 4시반 로타리 산장에서 먹고,

여기서 나머지 한 개로 아침을 때운다.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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겨울 산행, 야간 산행, 특히 지리산 천왕봉처럼 힘든 코스의 등산인지라

방한 외투도 2개, 스페치, 아이젠, 장갑 3개, 양말 3개, 방한 목도리, 후랫시 2개에

보온 밥통 (밤, 국, 반찬) 보온 물통까지 배낭이 평소보다 두 배나 더 무겁게 지고

왔는데 밥통은 열어 보지도 않고 대구까지 왔다.

떡 2개, 귤 2개, 자유시간 2개, 바나나 우유 1개에 물 한 통만 마시고 새벽 3시부터

오후 5시까지 견딘다.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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여기는 유암폭포다.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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유암폭포 바위 벽에 누군가가 병신년 원숭이 해를 맞아 눈 그림으로

“원숭이 아이콘”을 예쁘게 그려 놓았다.

장시간의 힘든 산행에서 쉬어가는 아이디어가 눈에 확 들어온다.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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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제 거의 다 내려 온 것 같다. 여기서 사람들은 무겁게 신고 다닌 아이젠도

벗어 내고 하산길의 배낭도 정리한다.

사실 지리산을 육산 또는 어머니의 산 이라며 아주 부드러운 이미지를 붙여 주는데

보시다시피 입산 첫 걸음부터 밖으로 나올 때까지 모두가 바위 투성이다.

그 바위길 때문에 하산 끝까지 한시라도 방심해서는 안 된다.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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칼바위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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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통천길” 저 대문이 하늘로 들어가고 나가는 지리산 초입이다.

새벽 3시부터 12시까지 거의 9시간의 장거리 산행을 무사히 마치고 인증샷을 남긴다.

그리고 긴 여정의 마침표를 여기서 찍는다.










지리산 천왕봉 일출산행(2016)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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